피스모모 10주년 기념 회원 인터뷰 #6권승현(마리솔) 회원 (평화교육 진행자) 피스모모의 소중한 진행자이자 평화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저항가 권승현(마리솔) 회원님을 만났습니다. 환한 미소가 어울리는 권승현(마리솔) 회원님 ⓒ피스모모 가지(이하 가): 자기 소개를 한번 부탁드릴게요.마리솔(이하 솔): 먼저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마리솔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저를 소개해 보자면 저는 걷는 것을 참 좋아해요. 평소 2~3시간 이상 걸으려 하고 그때 옆에 커피나 말이 필요 없을 만큼 편한 친구가 있으면 더 좋구요. 요즘은 식물에도 관심이 많아서 식물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요. '이 아이는 어디서 왔고 어떤 것을 좋아할까?' 이런 질문들을 하면서 식물과 친해지고 있어요. 그리고 평화 훈련을 하고 있는 몇 동료와 300년 프로젝트를 하기로 의기투합했는데요. 7세대적 사고라고 해서 내 앞에 100년, 그리고 나와 이어지는 그대들과 100년, 그 사이 내가 100년을 산다고 생각하고 이전의 존재들이 나의 삶에 영향을 주었듯이 나의 선택과 결정도 앞으로 올 100년에 영향을 준다는 관점으로 살아가는 거예요. 100년도 못 사는데 300년 프로젝트라고 말하는 게 좀 우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인디언 다코타족의 인사인 "미타쿠예 오야신"(모든 것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 처럼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다른 모든 것들의 일부가 된다는 생각으로 평화를 배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일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어요. 가: 마리솔은 현재 무슨 일을 하시고 계신가요? 솔: 먼저, 저는 피스모모에서 평화교육 진행자로 9년째 활동하고 있어요. 평화를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 평화와 배움, 평화와 일상을 연결하는 교육을 지역곳곳을 누비면서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삶을 변혁시키는 평화훈련(Alternative to Violence Project) AVP 활동가로 다양한 폭력의 현장 속에서 실제적 대안을 찾고 비폭력적 훈련을 하는 그룹에 속해 15년째 활동하며 시민활동가나 재소자, 다양한 성인들과 워크숍을 통해 평화 훈련을 하고 있어요. 또 KOPI라는 단체의 청소년 교육팀에 속해 있고, 회복적 경찰활동으로 가/피해의 대화 모임을 진행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더 있네요. 마을에서 공부모임을 열어 소소한 꿍꿍이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가: 와~ 정말 수많은 인연들과 함께 다양한 평화를 만들어가고 계시네요. 수 많은 인연 중 하나인 모모와의 만남을 떠올리신다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솔: 2014년도에 피스모모 진행자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제가 속해 있던 '개척자들'이라는 단체에 청년 한명이 피스모모 워크숍을 다녀와서 추천해주었거든요. 제가 피스모모 워크숍을 참여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섬세한 환대였고 그 환대의 경험은 감동 그 자체였어요. 온 감각이 깨어나는 짜릿함과 놀라움 이랄까요? 그동안 제가 경험한 교육에서는 참여자는 듣는 역할, 배우는 역할로 제한되었는데, 모모의 워크숍에서는 참여자인 동시에 배움의 기여자로서 내가 뭔가 하고 있다는 경험을 했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형성된 여러 편견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넘어서고 싶은 건강한 자극을 받았어요. 그 순간 ‘여기(피스모모)를 붙잡아야겠다!’ 라는 본능적인 끌림이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판타스틱 평화교육의 경험은 제가 자라면서 배웠던 배움의 방식들을 완전히 깨는 시간이었어요. 내 몸 안에 억압된, 금기시되었던 부분들을 알아차리고 감각하는 배움은 정말 대단했어요. 해보셔서 아시잖아요? 가: 모모와 10년을 함께 하셨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솔: 특별한 순간이라... 저는 비스듬한 사람이예요. 혼자 서있기 어려운,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피스모모 진행자들과 만나서 이야기 나눌 때가 특별한 순간이 되는 것 같아요. 정말 치열하게 또 아름답게 저항가로 살고 있는 모모어의 모습을 보면서 도전을 받기도 하고, 함께 한다는 연대감도 느끼고 또 지칠 때는 위로도 받고 함께 만들어갈 변화를 꿈꾸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모모와 함께하는 동안 우리 사회에 여러 일들이 있었잖아요. 세월호도 그렇고 탄핵도 그렇고... 저는 살아가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순간 행동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모모가 그것을 끌어올려주고 목소리 내라고 용기 주었어요. 저도 모모와 같이 성장한거죠. 가: 마리솔은 9년동안 평화교육 진행자로서 모모와 함께 해주셨어요. 진행자로서 모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솔: 많은 교육을 진행하며 망했다 하는 순간도 있고, 아쉬울 때도 여러번 있었는데 모모의 진행자들과 함께 있을 때 제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저의 부족함을 드러내 표현하는 게 어렵지 않은 건 모모 진행자들이 서로 배움을 통한 성장 동력을 주는 존재라서 그런거라 생각해요. 진행자가되고 3-4년이 지났을 때였어요. 저 스스로 모모 경계밖에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아마도 그때를 돌아보면 좀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저에게 소속감이 필요한 시기였는지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때 모모가 우리 같이 해보자고 말해주고 손을 내밀어주었어요. 관심 있는 부분들을 묶어주고 그것을 해볼 수 있도록 장도 열어주었죠. 그런 모모가 10살이 된거죠~ 축하합니다! 이렇게 모모가 10년을 보내며 함께했던 모모어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인터뷰를 하는 것이 참 의미있는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단체의 시점에서 볼 때 창립한 소수의 인물 혹은 영향력이 컸던 사람 위주로 기억하기 쉬운데 모모는 평화 운동의 과정 속에 있던 점(회원)과 점들(회원들)을 찾아내고 그들을 기여자로 기록하려는 것이 역시 모모답다라 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저를 인터뷰한다고 연락주셔서 엄청 떨렸고 감사했어요. 가: 이 순간이 저에게 힘이 되어요.(감동) 그럼 마지막으로 10살 된 모모에게, 그리고 20살을 살아갈 모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솔: 10년의 모모를 떠올리면 비바람을 맞으며 맨 앞에 서서 기다려주는 친구 같아요. 그 마음을 지켜내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을텐데, 대견하고, 고맙고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잘하냐?’ 이런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고 싶어요. 10년 후면 모모가 20살이네요. 사람이 20살이면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고 또 얼마든지 실패해도 되는 나이지만 조직이 20살이면 ~ 실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네요. 아무튼 제 이야기는 20살을 향해 가는 모모는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10년을 모모스러움으로 지내 왔던 것처럼 앞으로의 10년도 그렇게 있어줄 것 같아요. 때론 뾰족하게 때론 온기 가득하게, 그리고 지금까지처럼 예민하고 새롭게요. 아마 모모가 20살이 되는 그때 저도 그 자리에 함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뭔가 서약하는 느낌인데요.(웃음) 10년이란 세월이 짧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순간들이 축적되었고 변화가 있었죠. 앞으로의 10년도 모모를 친구삼아 살아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10년 전에 제가 이렇게 살 거라고 생각 못했거든요. 저도 제 10년 후를 모르는데 모모의 10년 후를 제가 가늠하기엔 쉽지 않네요. ㅋㅋ 마지막으로 아까 모모에게 “대단해, 잘했어, 먼저 가서 그 자리를 지켜주고 비바람을 맞아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는데 한가지 더 붙이고 싶은 말은, 평화운동은 과정이고 긴 여정이기에 우리 서로 아끼고 돌보자고 말하고 싶어요. 너어-무 소중하다고 상냥하고 다정하게 모모와 모모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진행자로서, 활동가로서 오랜시간을 함께 보낸 나로서 마리솔을 떠올리면 "따뜻하다. 그리고 단단하다"이다. 마리솔은 혼자 서있기 힘든 비스듬한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바람에 흔들려 힘들어하는 진행자들이 기댈 수 있는 단단한 나무와 같은, 그 안에서 쉼을 주는 따뜻한 존재이다. 마리솔과 따뜻한 차 한 잔을 하는 지금 이 시간이 나에게도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 때론 뾰족하고 때론 온기 가득하게, 그리고 예민하고 새롭게 평화운동을 하고 싶다면, 피스모모 회원되기